해운대 장산 그린벨트 훼손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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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산 해운대구 우2동 장산에 들어선 굿당이 개발제한구역의 산림을 훼손시키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관할 구청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탓이라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도 조사를 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장산보호모임은 장산 Y사찰 인근의 굿당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주변 훼손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7개 동으로 형성된 굿당 주변에는 수백 그루의 나무가 베어져 나갔고, 쓰레기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또 굿당 진입로가 개설됐고, 400여 평 규모의 콘크리트 주차장 시설도 만들어 놓았다.

장산보호모임 송준(43) 회장은 "굿당이 임야 수백여 평을 개인 정원처럼 사용하고 있고, 불법 형질변경을 통해 굿당을 늘려가고 있다"며 "관할 구청의 감시와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정미영 부장은 "이 일대 1만여 평이 훼손된 것 같다"고 밝혔다. 환경련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굿당에서 나무를 벌목하고 임야를 잠식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며 해운대구청에 굿당의 정확한 실태, 산림훼손 정도 등에 대한 질의 공문으로 보내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청했다.

구청 관계자는 "굿당 시설 대부분 그린벨트로 지정되기 이전에 지어졌고 진입로도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길 일부를 포장한 것"이라며 "불법개축 부분에 대해선 2001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했고,주차장 형질변경은 2002년 고발조치 했다"고 말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14일 Y사찰 인근에 대한 현장답사를 하는 한편 구청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불법 건축물에 대한 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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