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월드] 아이슬란드 '엑소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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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 소식을 중앙일보 국제부문 기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생생 월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박경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아이슬란드 '엑소더스'
앵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주실건가요?
기자: 대서양 북부 북극권 바로 아래 위치한 섬나라 아이슬란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인구가 32만명에 불과한 이 작은 섬나라에서 요즘 섬 탈출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섬 탈출 러시라면, 사람들이 조국을 떠난다는 얘긴가요?
기자 : 예 그렇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해 유엔이 주도한 설문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에 뽑혔고,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세계 5위를 차지한 강소국인데요, 그런 나라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살기 어렵다며 조국을 등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 원인이 뭔가요?
기자 : 바로 전세계를 덮치고 있는 금융위기 때문입니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없는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금융대국이었습니다. 금융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높은 경제 성장을 이뤄왔는데요.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제일 먼저 국가부도 사태로 내몰렸습니다. 외국에서 돈을 많이 빌린 것이 화근이었는데요.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GDP 대비 대외 부채 비율은 지난해 565%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금융위기에 ‘직격탄’ 맞아
앵커 : 금융위기라면 세계 모든 국가에 여파가 미치고 있는데 어쩌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국민들이 조국을 떠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까
기자 : 국가 경제 붕괴로 물가와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북유럽 국가에서 일자리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발행되는 신문 모르군블라디드는 10월 말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만명에 이르는 청년들이 해외 취업을 위해 조국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보도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현재 각종 취업박람회의 해외기업 부스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 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북유럽 국가에서는 이를 어떻게 봅니까?
기자 : 원래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 이주한 바이킹의 후손들이라 큰 거부감이 없습니다. 1000년이 지나 후손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닙니다. 특히 유럽연합 국가들은 역내 통행을 개방해 놓은 데다 이웃 회원국에서 일자리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이들의 '집단이주'가 발생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과거에도 대이주 사례 있어
앵커 : 그러면 아이슬란드 인구는 대폭 줄어들겠네요
기자 : 이런 분위기가 현실화된다면 상당수 인구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들의 대탈출로 인한 아이슬란드의 인구 감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사이에 아이슬란드 인구 7만명 중 1만5000명이 미국으로 떠난 '대이주' 사례가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그에 버금가는 대탈출이 재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금융위기로 조국까지 등진다니, 참 안타깝네요
기자 : 예 그렇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들이 목적지로 하고 있는 노르웨이·덴마크 등이 금융위기의 충격이 비교적 덜한 데다 숙련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들에게 좋은 보금자리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오늘은 금융위기로 일자리를 찾아 조국을 떠나는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박 기자 감사합니다.
박: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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