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략油 비축 추진…"유가 부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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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또 다른 유가 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24일 보도했다.

최근 고유가에도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계속 늘려 유가상승의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데 중국마저 전략비축유 확보에 나설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AWSJ에 따르면 장궈바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전략 비축유를 담아둘 연료탱크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다"고 말해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세계 원유시장에 타격을 줄 정도로 서둘러 전략 비축유 확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재고 확보에 나서고, 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중국은 현재 산유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전략 비축유가 필요하지 않다"며 "중국의 전략 비축유 보유 규모는 비산유국인 일본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현재 109일 사용분의 석유를 전략 비축유로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150일분, 서방 국가들은 90일분을 비축하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여파로 원유 수요가 늘며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장 부주임은 "경기과열 억제정책으로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원유 등 에너지 가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AWSJ는 중국 내 석유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정부가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면 유가 급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 비축유 확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전략 비축유는 유사시에 대비해 각국 정부가 비축해 놓는 원유로 1991년과 2000년 미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를 풀자 국제 유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 민주당과 항공업계 등에선 유가상승 억제를 위해 전략 비축유 방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부시 행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세계 최대 전략 비축유 보유국인 미국은 6억6000만배럴을 보유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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