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매디슨.해리스 外人가드 3인방 프로농구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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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SBS 스타즈의 제럴드 워커,동양 오리온스의 토니 매디슨,나래 블루버드의 칼 레이 해리스등 '용병가드 3인방'이 프로농구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트리오는 16일 현재까지 개인기록 상위권을 휩쓰는등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워커는 득점 6위(27.7점.이하 경기당),어시스트 2위(6.5개),가로채기 4위(4.0개)등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였고 매디슨은 득점 1위(33.7점),어시스트 5위(4.3개)로 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해리스도 득점 2위(31.6점),어시스트 4위(5.6개)를 기록,이들 트리오가 가드부문 주요기록을 독점했다.

한국선수중엔 강동희가 유일하게 가로채기(4.1개)와 어시스트에서 1위(7.6개)에 올라 국내가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용병가드들의 플레이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파괴력'.미국농구는 가드에게 필수적으로 페니트레이션(penetrat

ion)을 요구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 용병들의 기량은 국내가드를 압도한다.

수비진을 가위질하듯 가르고 들어가 직접 림을 노리거나 수비진이 오그라든 틈을 타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제공하는 움직임은 그동안 국내가드들에게서 한번도 볼 수 없던 플레이였다.

NBA 매니어들이라면 전성기의 매직 존슨(LA 레이커스)이 폭풍같은 스피드로 상대코트로 진입,수비진을 철저히 교란한 후 완벽한 어시스트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가드들의 페니트레이션이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피드가 처지고 드리블 테크닉이 떨어지는데다 상대 골밑에 진입할 때까지 벌어지는 몸싸움을 견딜 수 있는 파워가 없기 때문이다.

강동희가 용병과 대등한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이유도 두꺼운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힘과 긴팔을 이용한 낮고 빠른 드리블,동료들의 성공률 높은 슛 솜씨 때문이다.

용병 수입당시 일반적 예상은 장신 센터들의'골밑 점거사태'였다.

그러나 용병가드들의 일제 공세는 가드들이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가드중심의 플레이는 화려한 맛이 있어 인기몰이에 유리하다.

그러나 프로농구의 인기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선 강동희처럼 용병과 맞대결할'토종가드'의 분발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허진석 기자〉

<사진설명>

제럴드 워커

토니 매디슨

칼 레이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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