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영화>사랑의 메신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교육방송이 3주 연속 방영하는 조지프 로시감독 작품.매혹적인 분위기 속에 전개되는 비극적인 시대극이다.신분.출신.계층에 따른 불평등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담겨있고 나이 먹어감에 따라 더해지는 지난 세월에 대한 인간의 감상이 잘 그려져 있기도 하다.

영국의 개성있는 일급 극작가 해럴드 핀터의 극본으로 71년에 만들어 칸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유명작품이다.로시의 최고 출세작인'하인'과 이 작품의 극본을 쓴 핀터는 간결한 문장과 상징적인 상황 설정,미스터리 같은 이야기 구성으로 근대사회의 문제점을 독특하게 그려낸 문제작가다.

로시와 핀터가 함께 만든 영화들은 계급.성에 따른 차별문제를 근간으로 근대 서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잘 파고들어 영국 진보영화의 큰 흐름을 이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영화는 레오 콜스턴의 과거회상으로 시작한다.소년 레오는 친구 마커스의 누나 매리앤과 테드 사이에 연애편지를 전해주는 심부름을 한다.매리앤은 테드를 사랑하지만 집안배경 차이에 따른 부모들의 반대로 결혼할 수 없는 처지다.어느날 매리앤이 사라지자 그녀의 어머니는 레오를 앞세워 테드의 집을 찾아가는데…. 원제 Go-Between.71년작. 〈채인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