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ELW, 지렛대 효과 쏠쏠 … 발행사 눈여겨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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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식 투자자는 우울하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서만 45%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주식시장의 거래대금도 나날이 줄고 있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바로 주식워런트증권(ELW)이다. 2005년 개설된 ELW 시장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세계 3위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주가가 하락하는데도 ELW에는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파생상품팀의 황재훈 이사는 “ELW 거래대금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ELW의 양면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삼성전자 콜 ELW’를, 하락이 기대된다면 ‘삼성전자 풋 ELW’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9월 하락 장세에서 진행됐던 ‘키움-씨티 ELW 실전투자대회’에서 2000명의 참가자 중 75% 이상이 수익을 낸 것은 이처럼 주가 하락 시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풋 ELW’를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 이사는 “ELW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렛대(레버리지) 효과가 크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주가가 50만원이라 할지라도 이 주식의 ELW 가격은 1000원 안팎이다. 삼성전자가 주가가 5000원 올라도 상승률은 1%에 불과하지만, ELW는 100원만 올라도 상승률이 10%에 달하는 것이다. 황 이사는 “평소 주가 등락이 크지 않은 대형주라 해도 ELW의 가격 등락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땐 손실도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주가 하락을 걱정한다면 주식을 파는 대신 해당 주식의 ELW나 코스피200지수의 ‘풋 ELW’를 사는 비교적 간단한 위험회피 전략을 활용할 수도 있다. 주가 하락으로 보유 주식에선 손실이 생기지만 풋 ELW에선 수익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ELW를 선택하느냐다. 황 이사는 “주식처럼 ELW도 거래량이 많은 종목이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거래량은 참고 사항일 뿐”이라며 “오히려 거래량보다는 ELW를 누가 발행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법적으로 ELW의 발행사는 투자자들의 매도·매수를 받는 방법으로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해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서 쉽게 ELW를 팔고 살 수 있도록 돼 있다. 황 이사는 “증권거래소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발행사의 신뢰도 관련 지표 등을 먼저 챙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초보자의 경우 증권사의 온·오프 라인 교육 또는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투자 실수를 줄이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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