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고급화로 미국 쇠고기 맞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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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값싼 쇠고기가 등장하면서 돼지고기가 고급화로 살길을 찾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판매되면서 고기값 경쟁에 불을 붙이자, 유통업체들은 고급 돼지고기 판매로 차별화에 나섰다.

이마트는 10월부터 서울 미아점에서 전통 품종인 ‘재래돼지’를 팔고 있다. 재래돼지는 외래종에 비해 무게는 절반 수준인 60~70㎏이며, 사육기간은 30일쯤 더 긴데, 고기가 더 쫄깃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의 사라졌으나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가 2년간 연구 끝에 순수 혈통을 복원해 일부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다. 가격은 100g에 2180원으로, 일반 삼겹살(1880원)보다 16%쯤 비싸지만 반응이 좋은 편이다. 7월에는 무항생제 사료를 먹인 ‘행복한 돼지’ 돈육상품이 선보였다. 고급 돼지고기 가격은 일반 돼지고기보다 10% 정도 비싼데도 매년 매출이 20%씩 늘고 있다.

정영주 이마트 돈육 바이어는 “국내산 돼지고기보다 싼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나오고, 수입 돼지고기의 공세도 거세다. 돈육도 한우처럼 품질로 승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4월부터 일부 점포에서 돼지고기도 쇠고기처럼 등급(1+, 1, 2, 3등급)을 나눠 판매하고 있다. 등급과 가격을 고려해 상품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는 게 장점. 현재 15개 매장에서 시행 중인데, 이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10월부터 프리미엄 돼지고기 신상품인 인삼을 먹여 키운 ‘진생원 인삼포크’와 쑥을 먹인 ‘소백산 쑥돈’을 팔고 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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