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戰後보상시민기금 오시마 고이치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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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 역사의 어두운 부분은 제쳐두고 밝은 부분만 가르치자고하는데 썩은 것을 도려내지 않고 어떻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종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정부의 직접보상을요구하는 시민단체.전후보상실현시민기금(CFR)'의 오시마 고이치(大島孝一.80.사진)공동대표는 교과서상의 종군위안부 관련 기술을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우익세력들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CFR는 언제 결성됐나. “95년 8월14일이다..여성을 위한 아시아여성기금'이 모금활동을 시작하기 하루전이었다.국가배상을 피하기 위해 국민모금을시작하는 움직임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최근.간바레(힘내라)로라기금'을 만들었다던데. “지난달부터 필리핀의 종군위안부 피해자들과 일본시민을 1대1로 연결해 지원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로라'는 필리핀 타갈로그어로.할머니'란 뜻이다.이 기금에 참여한 시민은 필리핀의.로라'에게 매달 5천엔(약 3만8천원)씩 반년간 송 금할 예정이다.한국과 대만에서는 정부가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필리핀은 그렇지 못하다.” -이 운동을 하면서 우익들의 반발은 없었나. “전화로 협박을 많이 받았다.국가보상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정부의 태도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나. “일본정부는 이중적 레토릭(수사법)을 사용해 기만하고 있다.여성기금의 영어표기에는.national fund'라는 표현이 들어있다.국제적으로는 마치 국가적 사업인 것처럼 보이게 해놓고 피해국에 대해선 별도의 재단법인임을 강조한다.피해 자들에게도 마치 정부가 돈을 내는 것처럼 해 기금의 돈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 -교과서의 종군위안부 기술을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우익지식인들이 신문.방송.잡지등 매스컴을 이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 -한국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얼마전 벳푸(別府)의 한.일정상회담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한국정부는 일본에 대해 국가보상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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