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파문>시민단체등 각계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한보그룹 특혜대출.비리 의혹사건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사건 전모가 제대로 밝혀질까 의구심이 일고 있다. 과거 정치인들이 관련된 권력형 비리사건 수사 때마다 검찰이 비호.배후세력을 파헤치지 못했기 때문으로,특히 5일부터 홍인길(洪仁吉).권노갑(權魯岬)의원등 여야 실세의원들의 금품수수 혐의가 드러나면서 이같은 불신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 시민들은 한결같이 이번에야말로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특히 사건의 본질인 특혜대출에 압력을 행사한 비호.배후세력을 엄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실련 박기영(朴基永)정책연구부장은“한보사태도 수서사건처럼 사전에 조율됐다는 의구심을 지울수 없다.한보그룹에 특혜를 주도록 압력을 가한 인물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아무도 검찰의 수사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 다.그는“만약 은행간부나 국회의원 몇명만을 희생양으로 한다면 시민단체와 연대해 집회를 갖고 대대적인 저항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전원책(全元策)변호사도“이번 사건을 계기로 권력과 재벌의 유착에 의한 구조적 비리를 뿌리뽑지 못한다면 언제 또 재발될지 모르는 일이다.따라서 한보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 몇명을 사법처리하는데 그칠게 아니라 외압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유권자운동연합 김형문(金炯文)공동대표는“이번 사건 수사가정치권의 입김에 의해 좌우돼서는 안된다.의원 몇명과 은행장 몇사람 구속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지으려 한다면 노동법사태에서보듯 또다시 전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 고 내다봤다. 김도형(金度亨)변호사는“문민 정부에서도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비리가 있었다니 개탄스럽다.검찰이 이번 사건 수사에서 일정한 선을 그어놓고 그 이상은 덮어버린다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 추광영(秋光永.언론정보학과)교수는“정치 자체를 개인의목적 달성에 이용하려는 정치인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벌면 그만이라는 기업인 때문에 권력형 부정.부패가 생겨난다”면서“검찰은 더이상 정치논리에 영헉받지 말고 한 점 의혹없이 진실을 파헤쳐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권영길(權永吉)위원장은“많은 근로자들이 이번 사건을지켜보며 허탈감과 분노에 빠져 있다.전국의 크고 작은 업체의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데 정치권은 당리당략만을 앞세워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 정책팀 이종민(李鍾民)간사는“앞으로 수사 결과를지켜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검찰의 수사에 회의적”이라며“대출과정에서 어떤 외압이 작용했고 환경문제를 고려하지 않은채 대규모매립이 가능했던 경위등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 했다. 〈정제원.김정욱 기자〉***이목쏠린 검찰 수사***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의 두행장이 구속되기 직전인 5일 오후 대검찰청 지하2층 주차장에서 한 수사관이한보관련 서류를 어딘가 옮겨가고 있다. 〈박순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