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1조원 투입 … 부실채권 매입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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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캠코(자산관리공사)가 금융권 부실의 뇌관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대출 부실을 처리하는 데 약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캠코가 이 돈으로 실제 인수할 수 있는 부실 PF 대출은 최대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부실 채권 처리 전문회사인 캠코가 부실 채권 매입에 나서는 것은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처음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PF 대출 부실이 이미 상당한 수준인 데다 부동산 경기 급랭으로 부실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캠코를 동원해 PF 부실 대출을 처리키로 했다”며 “다음 달부터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캠코는 자금 마련을 위해 다음달 초 3900억원의 캠코채를 발행키로 했다. 나머지 6000억원은 자체 자금이다. 캠코는 저축은행은 물론 은행의 부실 PF 대출까지 매입할 예정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저축은행 PF 대출 사업장 899곳의 전수조사에 따르면 저축은행 PF 대출(12조2000억원)의 12%(1조5000억원)가 사업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악화 우려 사업장’으로 분류됐다. 은행권 PF 대출은 6월 말 현재 47조9122억원이며 연체율은 0.68%다.

한편 주택금융공사는 내년 1월부터 시가 6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보증해 주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돌아왔을 때 담보로 잡힌 집값이 하락한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통해 기존 대출금 만기를 연장토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아파트를 담보로 1억원을 빌렸으나 집값 하락으로 최대 대출한도가 7000만원으로 떨어지면 주택금융공사가 차액 3000만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 기존 대출금 전액을 만기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상은 은행 주택담보대출이며 보증 규모는 최대 1억원이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을 때 대출자가 내야 하는 수수료는 보증금액의 0.4~0.5% 선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8월 말 현재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은행권 232조9000억원 등 모두 30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6% 늘었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은 4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렬·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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