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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프린터 업체가 바빠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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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프린터가 사무 경쟁력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기업의 주요 비용절감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프린터 업계는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비용을 줄이면서 사무 경쟁력은 키우자’는 구호를 앞세워 ‘문서통합출력관리서비스(MPS)’라는 패키지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

한국HP 이미징프린팅그룹의 조태원 부사장은 “하반기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프린팅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소형 복합기 시장

동국제강은 최근 MPS 시스템을 사내에 설치한 뒤 프린터 출력 비용을 20% 정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대형 복사기 겸용 프린터 대신 소형 프린터(복합기)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통합 관리한다. 장비와 경비를 함께 줄이면서 작업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

MPS 도입 직전에 800대였던 프린터는 460대로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여기에다 서비스 제공업체가 프린터 유지에 필요한 잉크 등 소모품 교체를 대신해 주기 때문에 유지관리 비용이 덜 든다. 동국제강의 김영규 정보기획팀장은 “문서 출력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경비절감뿐 아니라 보안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A3 사이즈’ 대신 ‘A4 사이즈’를 출력하는 복합기로 사무실 프린팅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프린팅·복사·팩스·스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다. 특히 요즘에는 문서를 복사해 배포하기보다 e-메일로 주고받아 값비싼 대형 복사기 겸용 프린터의 효용이 떨어지기도 했다. 소형 복합기를 활용한 MPS 구축으로 사무실 공간도 넓게 활용할 수 있다. MPS를 도입하면 기존 경비 대비 보통 20~30%를 절약할 수 있다.

프린터 시장은 특히 또 한번 고객으로 확보하면 소모품과 기기를 전담 관리해 3~4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잉크젯 복합기 시장 규모는 138만 대로 지난해보다 3% 정도 성장할 전망이다. 레이저복합기는 상반기 17만1000대가 팔려 지난해 동기보다 33%나 늘었다. 올 시장규모는 총 33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HP·삼성, 기존 3강에 도전장

한국HP와 삼성전자는 MPS를 앞세워 신도리코·후지제록스·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기존 빅3에 도전하고 있다. 신도리코 등이 장악한 A3 사이즈의 대형 복사기 겸용 프린터 시장을 조금씩 잠식하는 상황이다. 2005년 MPS를 선보인 한국HP는 동국제강·대우증권 등 28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삼성전자도 농협·기업은행·메리츠화재·에버랜드 등으로 MPS 고객을 늘리고 있다. 빅3도 얼마 전부터 자체 MPS 솔루션을 서둘러 준비하고 A4용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후지제록스는 MPS와 유사한 ‘통합기업문서관리(EDO)’를 지난달 말 선보였고, 신도리코도 최근 ‘마이 솔루션’을 내놓고 반격에 나섰다. 캐논은 문서관리·전자서명·보안 관련 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착수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MPS 도입률이 아직 미미해 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한국HP와 삼성전자가 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문서통합출력관리서비스(MPS·Managed Printing Service)=사무실의 프린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한 군데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이다. 각각의 프린터 상태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돼 출력이 균등하게 이뤄지고, 용지나 토너 공급 등 필요한 조치가 사전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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