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파문>與野 볼썽 사나운 추문攻防-국회開會 뒷전

정치권이 연일 상대방의 한보관련 루머를 퍼뜨리면서 임시국회를열지 않는데 대한 자성의 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자민련의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31일“국회를 열기로 해놓고시시콜콜한 조건을 달면서 미루니 추잡한 말싸움과 루머만 난무한다”며“국회를 조건없이 열어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신한국당 경남지역의 한 초선의원은“여당까지 정치공세에 앞장서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며“사태수습과 대책마련에 골몰해야 할 정부나 당 고위층이 길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운환(金운桓.부산해운대-기장갑)의원은“특히 여당은 이전투구(泥田鬪狗)에 뛰어들기보다 민생과 관련한 사태의 파장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각성을 촉구했다. 서울지역의 한 국민회의 의원은“무턱댄 대여(對與)공세가 결국그들로부터 역공을 불렀다”며“결정적인 비리를 확보한 후 폭로해도 될 것을 하루에도 몇차례.4인방'이니.청와대 실세'니 거론하다 보니 국민들도 만성이 된 것 아니냐”고 지 적했다. 온 국민이 긴장과 불안에 빠져있는 현실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여야 수뇌부를 겨냥한 불만의 소리다. 특히 루머정치를 중단하라고 야당에 촉구해온 신한국당이 지난달30일 이홍구(李洪九)대표등이 참석한 고위당직자회의에서.이에는이,눈에는 눈'식의 대응을 결정한 것에 대한 비판은 신랄하다. 한 중진의원은“집권여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느냐”며“여당이 야당처럼 루머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당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이같은 자성과 비판이 나온 배경은 지난 이틀간의 여야 성명전을 보면 이해가 간다. 신한국당 김철(金哲)대변인의 야권인사 십수명 관련자료 확보 성명에 대해 자민련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우리는 여권 1백여명의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도저히 공당 대변인들의 성명으로는 볼 수 없는 동네 아이들의싸움판 같다는 지적이다. 또하나 국회의원회관 주변에 뿌려진 이른바 명단이라는 것도.증권가등지의 소문 모음집'에 불과한데도 이를 근거로 서로 상대방을 공격해.막가판 정치'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김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