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문화계 반발 불씨-고속철 화천里노선 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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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년 넘게 논란을 빚던 경부고속철도 경주역이 화천리로 결말이났다. 그동안 거론되던 8개 후보지(북녘들.이조리.건천읍.덕천리.방내리.안심리.상신리.화천리등)중에서 문화재훼손을 최소화하고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있으며 포항.울산주민의 교통편익을 도모할 수 있는 위치로 화천리를 선정했다는 정부 발표다 .정부는 이번에는 분명히 공청회.관계부처 협의를 거쳤고 문화계 의견도 광범위하게 수렴했다고 밝혔다. 경주시민들은 물론 이 발표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그동안 고속철도가 경주를 안거치고 대구에서 부산으로 직행할까봐 노심초사했던 시민들은 착공시기가 99년으로 늦어지긴 했지만.위치야 어디가 됐든 경주에 역이 들어선다'는데 만족하고 있다 .이제 시민들의 관심은.누가 얼마나 화천리를 개발할지'에 쏠리고 있다.포항.울진.영덕 주민들도 화천리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울산시민은 펄쩍 뛰고 있다..울산까지 새로운 고속화도로를 건설하고 기존 철도를 화천리로 이설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에대해 울산시민들은“앞으로 광역시가 될 울산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지금까지 거론되던 덕천리가 아 닐 경우.울산중간역'을 새로 설치하라는 요구다.지난해말 공청회를 계기로 울산에는 이미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위원회(위원장 金聲得.울산대교수)가 생겼고,이번 발표가 있자마자 항의단을 건설교통부에 파견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또 문화계도 완전히 설득된건 아니다.문화계는“새 역사가 남산을 피한건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건 아니다”라는반응이다.정부는 화천리 노선을 경주 시계안에서는.지표문화재 숫자'가 적은 곳으로 통과시켰지만 정작 문제는 시 계밖 경산.언양쪽의 무수한 문화재라고 지적하고 있다.서울대 이선복(李鮮馥.고고학)교수는“경산.언양쪽 노선대에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무수한 문화재가 매장돼 있다.특히 차량보수기지가 위치할 언양쪽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결정은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한 셈이다.당초 잘못꿰어진 단추를 다시 풀어 제자리부터 꿰지 않고 미봉으로 끝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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