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 결혼식장에 미사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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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군 헬기가 19일 이라크 서부 시리아 접경도시 알카임 마을에서 열린 결혼식 파티장에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현지 이라크 관리들과 주민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방송에서 한 목격자는 "결혼식 축하를 위해 하객들이 총을 쏘기 시작한 직후 굉음과 함께 폭격이 시작됐다"고 했으며 다른 목격자는 "미군의 공격으로 결혼식이 있던 집과 인근 가옥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죽었다"고 말했다.

라마디 경찰서 부책임자 지아드 알즈부리는 "시리아 및 요르단과의 국경지대 인근에 있는 사막 지역의 한 마을에서 이날 오전 2시45분쯤 미군의 공격이 시작됐다"면서 "42~45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라마디 소재 병원의 의사인 살라흐 알아니는 사망자가 45명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중부군사령부와 미 국방부 한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군이 이날 새벽 시리아 국경지대 사막의 외국인 게릴라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장소를 공격했다"며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관리는 "연합군이 적의 공격을 받고 응전했다"며 "지상군은 상당량의 이라크 및 시리아 화폐와 외국 여권, 그리고 정교한 통신장비 등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미군 당국은 시리아 국경지역을 테러세력 잠입 루트로 간주하고 경계를 강화해 왔다. 미군은 2002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총을 쏘며 축하하는 결혼식장을 폭격해 48명이 사망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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