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밝아진 재건축 “경기 풀리면 가장 먼저 움직일 것” 기대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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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기 되찾은 중층 단지=대치동 은마·청실과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중층 재건축 단지들이 바빠졌다. 3종 주거지역에 있는 이들 단지는 현재 계획용적률이 210~230%로 묶여 있다. 기반시설 기부로 인센티브를 받으면 230% 정도가 가능하다. 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을 250%로 제한한 서울시 조례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최대 300%까지 용적률을 올릴 수 있다. 집 크기가 넓어지거나 일반분양분이 늘어나 사업성이 크게 좋아진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 추진위원회는 4년 전 시공사로 선정한 삼성물산·GS건설 측에 사업계획안 재검토를 최근 의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설계사무소를 통해 용적률 상향 등 달라지는 제도를 적용한 새로운 설계안을 마련 중이다. 이를 토대로 조합과 시공사측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용적률 300%까지 가능해 재건축 추진을 위한 숨통이 터진다.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용적률에 보금자리주택, 기부채납 등을 적절히 배분할 경우 50층 이상 초고층 건립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3년 12월 추진위 승인을 받은 뒤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잠실주공5단지도 연내 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2006년 3월 예비안전진단에서 유지 보수 판정을 받아 통과하지 못했다. 김우기 추진위원장은 “안전진단이 통과되면 내년 상반기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하반기에 사업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세는 눈에 띄게 오르는 게 아니다. 잠실주공 5단지 112㎡의 경우 최저가 매물이 8억원대 중반이다. 대책 발표 직전인 10월말 보다 3000만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 개선 기대감 큰 저층 단지=개포동 개포주공 등 5층 이하 저층 단지들도 재건축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2종 저층 단지의 경우 현재 190%(기준용적률 기준)로 돼 있는 용적률이 최고 2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조합원 입장에서 보면 이전에 비해 더 넓은 집을 배정받거나 추가부담금을 줄일 수 있다.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 장덕환 위원장은“서울시의 구체적인 지침이 나오는 대로 재건축 사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영 단지도 송파구청에 사업변경 신청을 한 후 재건축 사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올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았으나 높은 추가부담금에 따른 주민 반발로 6월 이후 사업이 중단됐다. 조합 관계자는 “일반 분양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조합원 추가부담금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고덕주공 등 강동구 저층 단지들도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다시 시작한 단지는 아직 많지 않다.

호가는 제자리 걸음이다. 가락동 신흥공인 최순천 사장은 “조합원들이 규제 완화를 반기고는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어 매매시장에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개포 주공1단지 43㎡ 역시 10월말 시세와 비슷한 6억원대 초반이다.

◆단독주택 재건축도 수혜=낡은 단독주택을 허물고 아파트를 짓는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도 수혜를 받게 됐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하고 용적률 등 건축 여건이 나아 재건축 추진이 활발한 편이었다. 올 들어서만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곳이 11곳이나 된다. 아파트는 한 곳도 없다. J&K 부동산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이 더 활기를 띨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시내 249곳의 단독주택 재건축 예정구역 중 39곳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4곳이 추가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삼선1구역 등 5곳은 이주를 마치고 최근 착공했다. 단독주택 재건축은 공동주택 재건축과 달리 노후도 요건(지은 지 20년 이상인 건물이 전체의 3분의 2 이상 등)만 맞으면 안전진단이 필요 없는 데다 기존 용적률이 낮아 아파트에 비해 용적률 증가분이 많은 편이다. 조합원 부담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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