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3者 인수-주식.경영권 안내놓으면 부도 최후통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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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와 채권은행들은 당진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심각한 자금난을겪고 있는 한보철강에 대해 기업은 살리되 주인을 바꾸기로 최종결정했다.이에따라 한보철강 처리 방향이 빠르면 23일중 결정될전망이다.한보철강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과삐 산업.조흥.외환등4개 채권은행장들은 22일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한보측에▶정태수(鄭泰守)총회장 일가의 보유주식을 모두 내놓고 은행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3자인수를 받아들이거나▶이를 거부할 경우 부도를 낸후 법정관리 상태에서 3자인수 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4개 은행장들은 한보측으로부터 이같은 방침에 대한 회답을 23일 오전까지 전달받은후 다시 은행장 회의를 갖고 최종 처리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측은 이에 대해 22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법정관리는 반대하되 경영권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은행관리를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정했다.그러나 채권은행들은 鄭총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한보측의 방침은 받아들여 지기 어려울것으로 보인다.한보철강은 이달들어 거의 매일 1백억원 이상 돌아오는 어음을 자력으로 막기 어려운 상태로 알려져 은행측 요구를 거부할 경우 부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채권은행장들은 이에 앞서 정부및 은행감 독원 관계자들과도 연쇄접촉을 가졌으며,정부관계자도 채권은행들의 이같은 처리방침을 확인했다. 〈관계기사 3면〉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빠른 시일내에 3자인수를 추진해야 한다는 은행들의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채권은행들은 한보철강을 인수할만한 기업으로 포철이나 최근 제철사업 진출을 추진중인 현대그룹등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포철 과 현대 양측이 아직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있어 한보철강의 인수선이 결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한편 한보측은 이날 채권은행과 정부.언론등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한보철강은 99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제 하고“3자인수를 할만한 기업이 마땅치 않은데다 설사 대기업이 나선다 해도 경영정상화까지는 추가적 자금지원이 불가피하며 경제력집중 문제도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3자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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