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先物시장 쟁탈전 돌입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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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선물(先物)거래를 놓고 아시아 각국이 본격적인 시장쟁탈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최근 한국과 대만.태국.인도네시아가 올해안에 선물거래소를 설립하거나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경을 넘어선 경쟁시대'를 예고했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선물거래소 설립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간단하다.아시아경제가 성장하면서 전에는 그다지 절실하지 않았던선물거래에 대한 수요가 현실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덩치가 커진 아시아 각국의 기업들이 실물거래에 따른 손 실을 피할 수단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한가지는 선물상품이 고속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아시아의 큰손들에게 매력있는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오는 7월 홍콩반환에 따른 이탈자금에 대한 기대도 각국의 선물거래소 설립붐에 한몫하고 있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말레이시아다.이미 상품선물거래소(KLCE).금융선물거래소(MME).옵션금융선물거래소(KLOFFE)를 가동중인 말레이시아는 이들 세 거래소를 연내에 통합할 계획이다.거래대상을 늘려 시장을 선점하자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도 연내에 상품거래법을 만들어 팜오일.고무.커피.코코아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한 선물거래를 개시할 예정이고 태국은98년을 목표로 쌀과 고무.타피오카등을 대상으로 한 상품거래소개설준비를 진행중이다.
홍콩반환 이후 화교들의 이탈자금을 노리고 있는 대만도 분주하다. 오는 7월 주가지수등 금융선물을 중심으로 거래소를 개설한후 장차 돼지고기등 상품선물로 확대할 생각이다.대만은 특히 연내 개설예정인 서울의 금융선물거래소를 주요 경쟁상대로 삼고.같은 중국어권'이라는 장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는 이미 아시아 선물시장의 중심적 위치를 굳힌 상품거래소(SICOM)와 금융거래소(SIMEX)의 지명도를 바탕으로규모및 대상 확대등 거래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복안이다.
홍콩도 해외 주요 거래소와의 연계를 더욱 넓히고 전자거래시스템을 도입하는등 기존의 우위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확대에 나설 태세다.
중국의 움직임도 관심이다.중국은 지난 90년대초 무려 60개에 달했던 상품거래소를 지금은 14개로 통합했다.
일본은 경제대국이라는 배경을 내세워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선물거래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야심을 내보였으나 아직은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보수적인 투자성향과 금융불안.정부규제가 맞물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그러 나 앞으로 거래종목을 다양화하고 아시아에 밀착된 상장품목을 개발해 다시 도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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