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시절 괴짜감독 김기영 최고 스타일리스트 재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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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현역시절.괴짜감독'으로 많은 일화를 남긴 김기영(75.사진)감독의 작품세계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활발하다.
60~70년대에.하녀'.화녀'.충녀'등 기괴한 공포스릴러영화를 만들었던 김기영은 이미 고 하길종감독이“영화작가란 말에 가장 어울리는 감독”이라고 평했지만 대중적 관심은 크게 끌지 못했다.그나마 유신시대 영화암흑기를 거치면서 80년 대 이후에는이렇다할 후속작을 내지 못해 세인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그런 김기영의 작품들이 뒤늦게 젊은 평론가들로부터.최고의 스타일리스트'혹은.컬트감독'으로 평가받으며 연구대상으로 떠오르고있다.이같은 움직임에 힘입어 동숭아트센터에서는 지난 15일부터두달동안 김감독 회고전을 마련했으며,10월10 일 개막되는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김기영감독회고전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동숭아트센터는 동숭시네마텍 1관에서 매일 오전10시 특회상영으로.이어도'.파계'.양산도'.흙'등 70년대 대표작들을상영한다.개봉프로의 1회상영에 앞서 하루 한차례 유료상영한다는계획이다.우선 이청준원작의.이어도'를 15일부터 3 1일까지 상영하고 2월1일부터 15일까지는.파계'를 상영한다.한 가정을파탄시키는 여인의 음침한 광기를 그린.화녀'는 하루 1회가 아닌 정식 상영작으로 올릴 계획이다.
김감독은 이같은 재평가 움직임에 대해“기쁘게 생각한다.난 시나리오도 내가 쓰고 연출도 내가 하며 카메라앵글도 내가 잡는다.나의 작품은 기술적으로 완전한 작품이다.하지만 난 예술가라고할 수 없고 그냥 고상한 취미를 좀 발휘했을 뿐 ”이라고 말했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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