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넷컴, 홍콩기업 사냥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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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의 국영 통신회사인 넷컴이 홍콩의 통신그룹 PCCW의 계열사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인수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는 중국 기업이 홍콩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FT는 두 회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4대 통신회사의 하나로 2억5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넷컴은 일단 HKT의 지분 인수를 시도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HKT 전체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협상이 성사되면 20억~30억달러 규모로 홍콩과 뉴욕증시에 회사를 공개하려는 넷컴의 계획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 PCCW가 넷컴에 지분 일부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제휴하면 넷컴을 통해 중국 통신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을 얻게 되지만 완전 매각으로 협상이 종결지어질 경우 사실상 PCCW는 통신사업에서는 손을 떼게 된다. HKT의 매출은 지난해 PCCW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PCCW는 홍콩 최대의 부호인 리자청의 아들 리처드 리가 설립한 회사로 2000년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로부터 HKT를 280억달러에 사들였다.

한편 홍콩 소재 기업에 대한 중국 국영기업의 최대 투자는 중국 시틱퍼시픽이 1996년 항공사인 캐세이 퍼시픽의 지분을 8억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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