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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문근영 기부 둘러싼 논쟁 일파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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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탤런트 문근영(21)을 둘러싼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1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사장 이세중)는 문씨가 지난 5년간 남모르게 8억5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터넷상에선 “국민 여동생답다” “장하다”는 댓글이 많았다. 물론 “인기끌기 위한 속보이는 짓”이라는 악플도 적지 않았다.

문씨의 기부 스토리가 단순한 악플 논쟁과는 다른 차원으로 번지게 된 건 문씨의 가족사가 재조명되면서다. 핵심은 문씨의 외조부인 류낙진씨다. 2005년 작고한 그는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활동을 했다고 한다. 류씨는 1971년 호남 통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19년을 복역 하고 가석방됐다. 94년에는 구국전위 사건으로 재수감됐다. 이러저러한 좌익활동으로 무려 30년 가까이 복역한 이른바 비전향 장기수인 것이다. 문씨의 이런 가족사는 2004년에 대중에게 알려졌었다.

이번에 문씨의 선행이 보도되자 우익 논객인 지만원(66·군사전문가)씨는 ‘배우 문근영은 빨치산 슬하에서 자랐다’는 글을 시작으로 18일까지 9건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지씨는 “문씨의 선행은 옳은 일이지만 그를 ‘천사’로 띄우고 그가 빨치산의 손녀라는 것을 연결해 빨치산도 천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지화하려는 (좌익 세력의) 심리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씨가 조선시대 화가 혜원 신윤복 역으로 출연 중인 TV드라마 ‘바람의 화원’과 역시 신윤복을 다룬 영화 ‘미인도’에 대해서도 문제삼았다. 영화 ‘미인도’의 주연 김민선씨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지지자고, 문씨는 좌익의 손녀니 이게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지씨는 두 개의 작품에 ‘이상한 여배우’들이 출연하며 ‘신윤복 신드롬’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슨 배경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좌파 논객인 진중권씨는 “70년대 반공 초등학생이 쓴 글 같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도 문씨를 격려하는 공개편지를 보냈다. 그간 북한 인권 문제를 비판해온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도 칼럼을 통해 “그가 ‘보수’니 ‘애국’이니 자처하며 보수우파 진영의 브랜드에 먹칠을 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지씨 같은 사람은 절대 건강한 우파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근영씨를 둘러싼 극단적인 발언들은 우리 사회가 신뢰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인터넷에서 소수의 논자들이 편향된 시각에서 여론을 오도해 나가면 사회가 심각한 분열상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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