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립학교 재정난 메우려 복도에 광고 부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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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학교안에 상업광고를 허용하는 미국 공립학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주정부 지원이 부족해 학교운영이 쪼들리자 고육지책으로 교내 광고를 허용한 것이다.
플로리다주 힐스보로 카운티교육위원회 산하 1백60개 공립학교의 복도에는 올해안에 상업광고가 등장할 전망이다.
광고대가는 45만달러.뉴욕시 교육위원회도 앞으로 9년간 산하공립고교의 스쿨버스에 기업광고를 부착키로 했다.예상수입은 물경5천3백만달러에 달한다.
뉴멕시코주등 15개주의 1백여개 공립교는 스타 브로드캐스팅이라는 방송광고 대행사와 계약하고 매일 1시간동안 이 회사가 제작한 녹음방송 테이프를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스쿨버스나 복도에 광고가 처음 등장한 것은 3년전 콜로라도 스프링스 교육위원회가 산하 공립학교에 이를 도입하면서부터.
이 지역 학교의 복도에는.마운틴 듀'(음료수),.허시'(초콜릿)등의 광고가 버젓이 걸려있다.
올가을부터 교내광고를 허용키로 한 워싱턴주 시애틀교육위원회의한 관계자는“최근 3년간 주정부의 교육예산이 12%나 줄어들었다”며 부득이 수익사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연간 4천8백50억달러에 이르는 학생층의 구매력을 겨냥한 기업들의 상술이 학교측의 재정난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교육계 일각에서는“상업주의가 마침내 갈데까지간 것같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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