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논의 자제령'배경-예비주자 제어 國政장악력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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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연초부터 여권핵심부에서.대선논의 자제령'이 울려퍼지고 있다.
4일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세게 사이렌을 울렸고 7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거듭 쐐기를 박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당지도부는 이런 자제령이 상당히 명분있는 것이며 대선예비주자들을 적절히 제어해 실현할 수 있는 일로 파악하고 있다.핵심부가 내세우는 주된 이유는 국가적 상황.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4일“남북관계가 아직 얼음장이어서 안보불안지수가 높고 경제에 먹구름이 덮였는데 적어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을 잘 헤아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당연론을 폈다.
그는“대통령이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첫번째 이유는 정말 시급한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야(對野) 전략적인 면도 거론했다.그는“논의가 조기에 과열되면 후보선출이 당겨질 것이고 그러면 야당의 집중포화에 노출돼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양金씨는 이미 벗겨질대로 벗겨졌으므로 경력.신상등에 관한 논란이 여당후보에게 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경에는 물론 레임덕 방지도 있다.姜총장은 이날“조기과열은 레임덕을 부르고 이는 국정운영을 흔든다”고 언급했다.
핵심부는 주자들 모두가 이런 자제령 분위기에 따를 것으로 보고있다.정확히 말하면“따르지 않으면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냄새가 짙다.
청와대 관계자는“현재 회자되는 인기도 여론조사는 거품같은 것”이라며“주자가 후보가 되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은 당내기반이며여권조직내에 신의를 쌓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여권핵심부는 주자들이 지금까지처럼 의원.지구당위원장을 상대로조용히 세확산을 하거나 여권이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수용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의원을 상대로 요란하게 세몰이를 하거나 자제분위기를깨는 발언을 하는 것은.수용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관계자는“대의원은 전당대회 두달전부터 새로 뽑게돼 지금 접촉하는 것은 실효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부 주자들은 핵심부가 제어수단을 동원해 직.간접으로 견제구를 넣고 있다는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아울러 당주변에서는 핵심부의 감시팀이 일부 주자들의 속도위반 활동에 대해 상당한 조사를 벌여왔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청와대측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않는다.한 관계자는“특히 대통령의 입장을 앞장서서 보호해야 하는 성격의 주자가 속도를 낸다면핵심부에서 가만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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