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18세 이강진 기억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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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베르디 1969 제공]

지난 15일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이강진(18.도쿄 베르디)에게 한.일 양국 축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청소년(19세 이하)대표팀 수비수인 이강진은 나고야 도요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경기에 중앙수비수로 선발 출장, 90분을 소화하며 팀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이강진은 18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최후방에서 침착하게 수비진을 지휘했으며, 악착 같은 대인마크로 지난해 J리그 득점왕인 웨슬레이를 철저히 봉쇄했다.

특히 이강진은 일본 선수와는 일본어로, 카메룬 국가대표인 파트리크 음보마 등 외국 선수와는 영어로 의사소통해 주목받았다. 올해 수원 삼성에서 도쿄 베르디로 2년간 임대된 이강진은 수원 시절 구단에서 마련해 준 영어회화 교실에서 영어를 익혔으며, 일본에 진출한 뒤에는 가정교사를 두고 일본어를 공부해 왔다.

2002년 중동중을 졸업하면서 일찌감치 프로팀 수원에 입단한 이강진은 14~17세 청소년대표를 빠짐없이 거쳤고, 지난해 7월 17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 주전 수비수로 출전했다. 182cm.73kg의 듬직한 체격으로 성장한 이강진은 올해 3월 도쿄에서 열린 19세 이하 청소년대표 한.일전에도 출전해 돋보이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이강진은 데뷔전을 치른 뒤 "3주 전 발목을 다쳐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지만 데뷔전을 잘 치러 기쁘다. 한.일 양국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워낙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음인지 20여명의 일본 기자가 이강진을 둘러싸고 취재 경쟁을 하기도 했다.

2년간 이강진을 지도했던 김호 전 수원 감독은 "강진이는 워낙 성실하고 머리가 좋아 홍명보를 이을 대표적인 수비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패스.드리블 등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 다만 키가 크면서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체계적인 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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