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휴대전화 하루만 탈출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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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금부터 휴대전화, 인터넷 등 모든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

11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여대 학생누리관 앞. 잔디밭에 마련된 부스에서 행사 진행자가 질문을 던졌다. 경제학과 4학년 조진산(22·여)씨는 “네” 하고 대답한 뒤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내놓았다. 부스에는 순식간에 학생들이 내놓은 휴대전화 100여 대가 쌓였다.

11일 서울여대가 개최한 ‘로그아웃 데이’ 행사장에서 학생들이 스스로에게 붙인 별명으로 직접 기념 배지를 만들고 있다. [김진경 기자]


서울여대는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로그아웃 데이’ 캠페인을 열었다. 인터넷·휴대전화 등 네트워크에서 한시도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의 삶. 잠시나마 그것들로부터 ‘로그아웃’해 자신을 들여다보자는 뜻에서 기획한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다섯 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참여자는 첫 번째 부스에서 휴대전화를 내놓은 뒤 두 번째 부스에서 인터넷 ID 대신 자신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새로운 별명을 만든다. 세 번째 부스에서는 그 이름을 새긴 배지를 직접 만들어 달고, 네 번째 부스에선 자신이 네트워크에서 로그아웃한 뒤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그림을 그린다. 마지막 부스에서는 친구나 부모님 등에게 직접 손으로 편지를 써 부친다. e-메일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깊은 마음을 표현해 보자는 뜻이다.

이날 캠페인에는 서울여대 학생 1000여 명이 참여했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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