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부동산 빙하기? 알짜 물건엔 웃돈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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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청약경쟁이 치열했던 수도권 단지들 가운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단지들에는 웃돈이 꽤 붙었다. 사진은 인천 송도지구 아파트 공사현장.


지난해 11월 마포구 하중동에서 나온 한강밤섬자이의 프리미엄은 최고 2억원 선이다. 10억원 정도에 분양된 146㎡가 조합원 입주권 시세와 비슷한 12억원을 호가한다. 한강 조망권 덕에 인근 아파트보다 2억~3억원 더 비싸다. 삼성물산이 8월 동대문구 전농동에 분양한 래미안전농2차에는 1억원 정도, 5월 성북구 종암동에 나온 래미안종암3차의 경우 5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각각 붙었다.

이들 단지는 지난해 이후 강북지역 아파트값 강세 덕을 본 셈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싼 편은 아니었지만 주변 시세가 오르면서 프리미엄이 생긴 것이다.

‘송도 불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약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인천 송도지구 단지들의 분양권 시세도 분양가보다 높다. 지난해 12월 1순위 평균 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더샾하버뷰의 프리미엄이 3000만~6000만원이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올 들어 송도 아파트값이 내렸지만 분양가가 다소 저렴해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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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수도권 주택시장을 달궜던 경기도 용인에선 흥덕지구에서만 프리미엄이 눈에 띈다. 지난해 1월 나온 흥덕지구 경남아너스빌에는 5000만~1억원이 붙었다. 분양가(3.3㎡당 800만~900만원)가 당시 주변 집값보다 훨씬 싼 덕분이다. 분양 당시엔 주변 시세보다 3.3㎡당 400만원가량 저렴했지만 용인 집값이 빠지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당초 예상보다는 줄어든 셈이다.

이에 반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쌌거나 막연한 개발 기대감에 들떴던 단지들에선 분양가 이하의 분양권 매물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송도 못지않게 청약경쟁이 치열했던 인천 청라지구 청라자이의 분양권은 분양가 수준이다. 주인들이 300만~5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을 부르지만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프리미엄이 없는 셈. 청라지구 S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더 싼 단지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분양권 시세가 오르기 힘들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들도 있다. 지난해 9월 용인 동천동에서 나온 래미안동천 146㎡의 경우 계약금(1억5000만원)보다 3000만원 싼 1억2000만원짜리 분양권이 등장했다. 분양 당시 주변 시세보다 3.3㎡당 300만~400만원 비쌌던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도 계약금보다 3000만원 싼 매물이 나온다. 이들 단지는 특히 중도금 대출 이자를 감안하면 하락 폭은 더 큰 셈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청약 때 분양가가 비싼데도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렸던 단지들의 분양권 시세가 특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일·권이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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