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장 법안 직권상정 상임委에 통첩-임시국회 이틀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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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회는 개회 이틀째인 24일에도 노동관계법.안기부법의 단독통과를 강행하겠다는 신한국당과 실력저지에 나선 야당이 팽팽히 맞서 파행을 거듭했다.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실과 오세응(吳世應)부의장실,본회의장 입구등은 이날도 하루종일 야당의 원.보좌관들로 구성된 저지조에 의해 점거됐다.야당의원 10여명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의장실에 들어가 金의장을 둘러싼채 외부출입을 완전통제했다.
…신한국당은 이날 오후1시30분부터 회의장앞 복도까지 출입을통제한채 의원총회를 열었고 이바람에 “吳부의장이 이미 회의장 안에 들어가 있고 지금 날치기 통과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등 한때 뒤숭숭한 분위기.
자민련을 탈당한 유종수(柳鍾洙.춘천을).황학수(黃鶴洙.강릉갑)의원과 무소속 권정달(權正達.안동을)의원이 나란히 입당인사.
黃의원은“접적지역인 강원도 의원으로서 안기부법을 반대하는 당에는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국민회의측이 안기부법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자는 제안을 해놓은 것과 관련,“정상적인 의사진행 자체가 안되는 경우에는 투표의 방식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고 유권해석,단독처리강행 의사를 재확인.
…자민련은 이날 오후 이재창(李在昌.파주)의원의 추가 탈당 소식이 전해지자 초상집 분위기.국민회의와 합동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정무(李廷武)총무는“탈당자들 배후에 신한국당의 중요한직책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며“조사위를구성해 진상규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민련은 이에앞서 오전8시부터 1시간동안 소속의원 38명과 의원보좌관.사무처 직원등 2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회정문과 의원회관앞등에서 최각규(崔珏圭)강원지사등 탈당자에 대한 규탄과야당탄압.공작정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金의장은 이날 오후 환경노동위 이긍규(李肯珪)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24일 자정까지 상임위에서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겠다”고 최후통첩.
이에 따라 야당은 박상천(朴相千)국민회의.李자민련 총무와 李위원장및 환경노동위원들이 참석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의 철회를 金의장에게 요구했다.
한편 양당은 학계.재야.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석한 안기부법 개정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안기부법 개정의 부당성 홍보에 나섰다.곽노현(郭魯炫)방송대교수는 “안기부법이 개정되면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안기부가 더욱 큰 공포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안기부의 특권적 지위가 강화된다”며 반대.
경실련의 박병옥(朴炳玉)정책실장은“안기부법 개정을 얘기하면서이로 인해 생길지 모르는 인권유린을 막기 위한 제도적 대책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고신한국당을 공격.

<김종혁.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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