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정법 관련 이홍구대표 "밀어붙여라" 특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노동관계법 개정안 연내처리라는 목표를 재확인한 여권은 초긴장상태에 돌입해 있다.우선 연내를 국회통과의 시한으로 보는 여권핵심부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는게 신한국당 고위정책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특히 이홍구(李洪九)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연말까지 개정안을 처리해주길 원하는 무언의 압력마저 감지되는 분위기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이번 정기국회에 처리가 곤란하다면 연말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주기를 李대 표에게 바라는게 핵심부의 뜻”이라고 전했다.
다소 미온적으로 비친 李대표 스타일을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이 관계자는“여당대표치고 어렵지 않은 대표가 어디 있으며 특히 정기국회 막바지인 연말이 되면 대표가 그 어려움을 감수,강력한 힘을 발휘해 밀어붙여야 한다는게 핵심부의 뜻 ”이라고 기류를 전했다.
내년으로 넘어가면 대선정국과 춘계 임투(賃鬪)등과 맞물려 노동법 개혁작업의 마무리가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핵심부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연말 당정개편설이 심심찮게 불거지는 가운데 노동관계법 개정안처리여부가 李대표에 대한 신임도를 좌우할.잣대'가 될 것이라는전언마저 덧붙여졌다.
정기국회 일정을 사흘 남긴 신한국당측도 이에 따라 16일부터당안팎에서 비상상태에 돌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야권의 실력저지방침에 부닥친데다 당내 이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
당내정지는 물론 야권을 설득키 위해 당정(黨政)간의 일부조항수정.보완책도 모색된다.
정기국회의 막바지 3일간 서청원(徐淸源)총무도 야권과 공식.
비공식 절충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국당은 이와함께 정기국회 폐회직후의 의원외유도 자제토록할계획.이미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도 19~25일 일본 중의원 의장의 초청으로 예정된 방일(訪日)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그러나 정리해고제의 구체적 발동요건 삭제와 실업자 구제폭 확대 정도의 대안을 야권이 수용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재계.
노동계의 불만도 해소기미가 보이지 않아 여권의.연내처리'방침은산넘어 산을 넘어야 할 처지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