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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캠프페이지 ‘벽’ 허물어 막혔던 길 57년만에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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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8일 개통되는 캠프페이지 통과도로. 도로 양 옆에 설치된 가림 막 중간중간 투명 아크릴 창을 만들어 활주로와 캠프페이지 건물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연합뉴스]

1951년 비행기 활주로 공사와 함께 군부대가 들어서면서 막혔던 길이 57년 만에 뚫렸다. 춘천시 근화동 캠프페이지 통과 도로다. 춘천시는 임시로 이 도로를 개설해 8일 개통식을 한다. 춘천시와 시민단체는 미군부대 주둔으로 막혔던 도로가 반세기 만에 시민에게 돌아오는 것을 기념해 걷기대회와 자전거 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도심과 연결된 도로= 이 도로는 춘천시 도심에서 춘천역으로 연결되는 최 단거리 길이었다. 도로 북쪽으로는 시장 등 상가가 형성됐고, 남쪽으로는 시청이 있었다. 그러나 51년 군부대가 생기면서 길이 막혀 춘천역을 가려면 소양로1가, 또는 근화동 방면으로 2㎞ 정도를 우회해야 했다. 군부대는 58년 1월 캠프페이지란 이름의 미군기지가 됐다.

캠프페이지는 2011년까지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2004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이 수정돼 2005년 3월29일 전격 폐쇄됐다. 이후 국방부 소유로 넘어간 캠프페이지는 환경오염 치유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춘천시는 환경오염 처리가 끝나 소유권을 넘겨받기 전이라도 부지 일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협의, 우선 통과도로를 개설했다. 캠프페이지 정문에서 춘천역 방향으로 개설된 도로는 길이 500m, 너비 20m의 왕복 2차선으로 양 옆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인도를 만들었다. 이 도로 개통으로 중앙로 로터리와 춘천역이 직선으로 연결돼 소양로 방면 등으로 우회하는 불편을 덜게 됐다. 또 도심과 호반순환도로 구간의 교통 흐름도 원활해지게 됐다.

◆다양한 기념 행사= 춘천시는 도로 개통식을 시민의 날인 8일에 맞춰 한다. 이날 오후 1시30분 개통식에 이어 2시부터 춘천시민 건강 걷기대회가 캠프페이지 일원에서 열린다. 57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캠프페이지를 걸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회로 캠프페이지 정문을 출발, 통과도로 끝까지 걸은 후 오른쪽 활주로를 거쳐 왼쪽 격납고를 한 바퀴 도는 4㎞ 코스에서 진행된다. 햅쌀로 만든 떡, 줄넘기 3000개와 경품이 준비됐다.

춘천자전거축제도 열린다. 자전거 퍼레이드와 코스 빨리 통과하기 등의 자전거 미니올림픽, 세발자전거 달리기대회를 연다. 자전거 안전하게 타기 등 자전거 학교, 망가진 자전거 등을 고쳐 주는 자전거 클리닉이 운영되며, 자전거사진관, 자전거사진전, 자전거풍선아트, 차선 다이어트 캠페인, 묘기 자전거 시범 등도 벌인다.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NO CO2’ 캠페인을 벌인다. 2000명의 시민이 ‘NO CO2’ 문자를 만든다. 연 날리기, 원반 던지기, 다이어트 복싱 등도 하며 학생과 평생교육원 수료생들의 다양한 거리공연도 준비됐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캠프페이지는 춘천을 가로막은 것은 물론 시민 마음의 벽이었다”며 “통과도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벽을 허물고 더 큰 곳으로 나가는 희망의 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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