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주방은 外製사우나 신도방엔 곰팡이-.아가동산'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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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수배중인 김기순(金己順)교주가 운영해온 아가동산내 3층짜리 본부건물은 대그룹 회사의 고급연수원처럼 번듯한 모습이다.
주변은 온통 잔디밭으로 조성됐고 잘 손질된 조경수가 빼곡이 들어차 있어.유사종교집단의 아지트'란 의심은 조금도 할 여지가없다. 金교주가 사용하는 30평규모의 집무실에는 두개의 돌침대.오디오세트.고급소파.10단짜리 자개장등으로 치장돼 일류 호텔을 능가했다.
또 목욕탕엔 수포안마기가 있고 외산대리석으로 된 사우나시설이설치돼 그동안 金교주의 호화생활을 짐작케 했다.
그러나 5~10명이 사용토록 된 신도용 기숙사의 천장과 방바닥 곳곳에는 곰팡이가 피어 냄새가 진동했고 가전제품.가구류등 생활용품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실정이며 그나마 몇개 있는 것들은 고장난채 방치돼 있었다.
더욱이 실내 작업 장과 곳곳에 있는 방에는 50~60대 여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마늘을 까다 지친듯 곳곳에 누워있어 마치.아오지탄광 작업장'을 방불케 했다.
또 강당안의 울긋불긋한 조명빛 아래선 신도들로 보이는 7~8명이 엎드리거나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로 무언가를 뇌까리며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90년 3월 이곳에서 가족들과 탈출한 安모(45.여)씨는“金교주가 살이 찌면 일찍 죽는다”며“아침과 저녁에는 주먹밥을 주고 점심에는 죽을 주며 카세트 테이프 작업을 하루 12시간 이상씩 시켰다”며 울먹였다.

<여주=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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