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얼음판 어지럽힌 '책임 떠넘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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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7,8일 이틀동안 전주에서는 월드컵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1차시리즈가 열렸다.겨울유니버시아드의 프레대회도 겸했다.그런데 대회유치부터 시작된.책임 떠넘기기'는 대회가 벌어지자 극에 달했다.대한빙상연맹.전주시.U대회조직위는.3권분립'의 원리를 너무도 철저히 지킨(?)결과.3위3체'로 완전히 따로 놀았다.
“U대회측이 시간여유도 없이 무리하게 대회유치를 종용했다.”(빙상연맹)“이게 어디 우리대회냐.엄연히 빙상연맹대회지.”(U대회)“유지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경기 끝나자마자 링크덮어버려.”(전주시) 당사자들이 이런 마음이니 대회가 엉망으로 치러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난달 25일 예정인 전주공설운동장 특설링크의 준공이 냉각기 화재등으로 연기돼 4일이 돼서야 문을 열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입국한 선수들은 스케이트대신 운동화를 신고 몸을 풀어야 했다.
새로운 링크에 적응하는 훈련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대회 첫날은 전날 밤 내린 눈으로 대회가 1시간 연기됐다.새벽에는 눈이 그쳤지만 일찍 나와 눈을 치울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한번이라도 더 얼음판을 느껴보려고 아침 일 찍 경기장을찾은 선수들은 굳게 닫힌 정문 앞에서 1시간이상 발을 동동 굴렀다. 또 경기중에 계속된 재출발사태는 선수들의 부정출발 때문이 아니라 신호총과 컴퓨터의 연결불량으로 빚어진 결과였다.반복된 출발선상의 긴장은 스타트가 중요한 단거리에서 선수들의 기록을 엉망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텅빈 관중석은 아시아쇼트 트랙.
세계주니어피겨등 최근 계속된 빙상경기와 마찬가지로 홍보부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이래가지고서야 내년 1월에 어떻게 겨울유니버시아드를 치를지 걱정이다.
곽보현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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