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돈 푼다 해도, 은행창구 가면 아주 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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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4일 오전 경제부처들이 집중돼 있는 정부 과천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강남의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참석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이날 동선에 대해 “내수 진작과 수출 진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특히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의 대책도, 금융기관의 조치도 신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참석해 기업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구 우신켐텍 사장, 강덕수 STX조선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 대통령, 이희범 무역협회장,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 [오종택 기자]


이 대통령은 “정부에서 ‘돈을 푼다’고 하고, 뭘 해준다고 발표하고, 은행에서 어떻게 한다고 해도 창구에 가보면 아주 냉정하다”고 말했다. “특히 어려울 때 은행은 더욱이 더 냉랭해진다”며 “돈이 필요 없을 때는 갖다 쓰라고 하는데 정작 필요할 때는 안면을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정부와 각 금융기관들이 지원체제를 구축해 기업들의 위기 극복에 앞장서라”고 지시했다. 또 “경영을 잘하던 기업이 일시에 위기를 맞을 수 있고, 고비를 넘기면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다. 이런 기업은 도와야 한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며 “은행도 그렇게 해야 하고 정부도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카 세금 감면=이날 회의에서 지식경제부는 “내년도 수출 목표를 올해 전망치(4450억 달러)보다 12.4% 늘어난 5000억 달러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수출 촉진을 위해 수출보험 한도도 내년에는 130조원에서 180조원으로 50조원 늘린다. 또 국내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카에 붙는 세금을 310만원 깎아주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세금이 줄면 내년에 나오는 하이브리드카 가격이 10% 정도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권혁주·서승욱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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