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제유가? 신만이 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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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두바이유는 1배럴에 55달러대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의 총수는 국제유가를 어떻게 전망할까.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압달라 S 주마(사진) 총재를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유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가격은 원유 수급이 결정하는데, 현재 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불투명하다. 수급 이외의 변수가 너무 많다. 앞으로의 원유가는 신(神)만이 안다”고 대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감산을 실행할지에 대해서는 자신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수요는 정체돼 있고, 신흥개발국의 수요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뭐라고 확답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긴 힘들다는 주장도 폈다. 석유 비즈니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움직여야 하고, 정치는 단기적인 성향을 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람코 창립 75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그는 친한파다. 자신을 “16년간 한국의 매력에 빠져 지낸 반(半) 한국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북한산도 50여 차례나 올랐다고 한다. 1991년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전신인 쌍용정유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을 주도했던 그는 “에쓰오일 배당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에쓰오일이 사업을 확장할 경우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는 아람코는 최근 3년간 매년 2000억∼500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95년 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그는 “그동안 자본과 기술, 설비 등 수많은 도전에 직면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인재 양성”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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