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전화도 무한경쟁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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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터넷전화(VolP)의 ‘번호 이동제’가 지난달 31일 시행되면서 이달부터 관련 업계의 손님 끌기 경쟁이 불붙고 있다. LG데이콤·SK브로드밴드·삼성네트웍스·옥션스카이프를 비롯한 인터넷전화 회사는 물론 케이블TV 업계도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다.

국내 최대 인터넷전화 업체인 LG데이콤은 현재 100만 명인 가입자를 연말까지 140만 명, 내년 말까지 26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최근 기본료에 월 2000원을 추가하면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을 10초당 11.7원에서 7.25원으로 깎아주는 이동전화 할인요금제를 선보였다.

SK브로드밴드는 모기업인 SK텔레콤과 연계해 이동전화 고객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IPTV를 묶은 결합상품을 월 3만3000원에 곧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블TV 업계도 내년에 가입자 200만 명 이상을 목표로 가정용 무선 인터넷전화기인 ‘와이파이(WiFi)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전화기 설치비는 1만원이며 기본요금은 월 2000원이다. 옥션스카이프도 이달 말 기업 고객에게 요금 후불제 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다.

이에 KT는 2060만 명에 달하는 기존 유선전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전화보다 싼 ‘통화당 무제한 요금제’나 ‘전국 단일요금제’를 선보이며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이탈 고객에게는 자사 인터넷전화로의 가입을 유도하는 양면작전도 쓰고 있다. 인터넷 전화는 유선 집 전화보다 시내통화 요금은 비슷하지만 국제전화와 시외통화 요금은 싸다. 국제전화는 미국이 분당 50원(유선전화 276~282원)이고, 시외전화도 3분당 38~39원(유선 250~261원)이다.

최익재 기자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기존 집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는 제도. 인터넷전화 식별번호 ‘070’이 붙지 않는다. 다만, 기존의 070 인터넷전화는 가입자 간 통화가 공짜이나 번호이동 고객들에게는 유료화될 전망이다. 인터넷망 외에도 기존 유선전화망을 쓰기 때문에 사용 대가(접속료)를 지불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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