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now] 베이징대 ‘사치품연수반’ 하루 수업료가 12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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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중국도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상하이(上海)종합주가 지수는 1년 새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고 집값도 맥을 못추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심리도 위축돼 있다.

이런 비관적 상황을 무색하게 하는 무풍지대가 있다. 바로 최고 명문 베이징(北京)대학에 개설된 한 강좌다. 베이징대 예술대학과 문화산업연구원은 최근 유행 사치품(명품)관리연수반을 개설했다.

문화산업연구원 측은 “중국의 소비시장이 세분화되고 있지만 고가 제품 수요를 충족시켜줄 국내 기업이 제때 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의 사치품 산업과 브랜드 관리 기법을 전파하자는 게 이번 교육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명품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이런 강좌를 마련했다는 것.

24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6개월 동안 15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코스에는 명품의 개념, 산업 분석, 브랜드 관리, 마케팅 기법, 고객관리 강좌 등이 마련됐다. 그런데 이 강좌의 수업료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연수반에서 하루 수업을 듣는 데만 약 6000위안(약 120만원)을 내야 한다. 15회 강좌에 8만9000위안이다. 참가자들은 주로 기업체 임원 급이거나 유명 패션잡지 편집인이다. 특히 적잖은 연예인이 수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강료가 높다 보니 자연스레 일반인의 위화감을 사고 있다.

그러나 샹융(向勇) 문화산업연구원 부원장은 수강료가 턱없이 비싼 데 대해 “강의 공간 확보 비용을 비롯, 유명한 외국인 강사 초빙료를 원가에 반영했을 뿐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베이징대 교수 5명 외에도 이탈리아의 유명 명품학원에서 강사 2명을 특별초빙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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