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승부는 실책에서 갈렸다.
특히 두산 주장 김동주(두산)의 어이없는 송구 실책 2개는 치명적이었다.
그의 연이은 실책으로 두산의 내야진은 통째로 흔들렸다. 두산이 이날 경기에서 범한 실책은 모두 4개. 큰 경기일수록 수비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속설대로라면, 결코 두산이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실책 4개를 저지르고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는 법이니까.
2-2로 맞선 두산의 4회 수비. 상대 SK의 무사 1루 공격에서 김경문 감독은 3루수 김동주를 1루수 오재원과 맞바꾸는 수비 교체를 단행했다. 김동주의 두 번째 송구 실책이 나온 직후다. 김동주는 4회 선두 타자 정근우의 평범한 땅볼을 잘 잡아내고도 어이없는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송구한 공이 1루수의 키를 훌쩍 넘겼다. 앞선 3회에도 김동주는 똑같은 실책을 했다(경기 후 김동주는 “오른쪽 팔꿈치에 근육통이 있어 송구할 때 순간적으로 움찔했다”고 해명).
김동주는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3루수다. 오른손 거포이지만 3루 수비 실력도 매끄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런 김동주가 두 번씩이나 같은 실수를 범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은 대목이다.
본인 말대로 팔꿈치 통증이 사실이라면 감독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수비 위치를 바꾸든지 했어야 맞다. 김동주가 1루를 본 것은 1998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오재원이 전천후 내야수라지만 1루와 3루 수비는 엄연히 다르다. 베이스 커버와 중계 플레이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수비 위치를 맞바꾼 것은 김동주에게 계속 3루를 맡기기가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두산 내야진은 송두리째 무너진 뒤였다. 결국 사단은 2-2로 맞선 5회 말 수비에서 터졌다. 그것도 오재원이 바꿔 들어간 3루였다. 상대 선두 타자 정근우의 짧은 내야땅볼을 오재원이 바운드 계산을 잘못해 걷어내지 못했다. 명백한 실책. 두산 선발 김선우는 동점 상황에서 발 빠른 주자가 나가자 흔들렸다. 후속 박재상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점수는 3-2, SK로 분위기가 다시 넘어갔다. 김동주의 두 차례 실책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인천=정회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