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아줌마 됐지만 마음은 현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옛 시절로 돌아가 땀을 흘려 보니 너무 행복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아줌마가 돼버렸지만 그래도 한 시절을 풍미했던 선수들입니다."

여자농구 명문 선일여고가 어머니 농구대회에서도 명성을 드높였다. 선일여고는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어머니농구대회 결승에서 삼천포여고에 63-59의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평균연령이 30대 중반인 이들에게 승부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긴 선일여고도, 진 삼천포여고도 오랜만에 선후배를 만나서 기쁘고, 농구장에서 땀을 흘려 행복해했다.

슛한 공이 림을 맞지도 않고 떨어질 때가 많았지만 가로채기와 속공, 골밑 몸싸움 등 현역 시절 못지않은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결승전 최고의 스타는 선일의 박찬미(40)씨. 팀 내 둘째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3점슛 세 개를 포함해 최고득점인 23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했다.

박씨는 국가대표 명센터 출신인 박찬숙씨의 여동생으로 1991년 실업팀 태평양에서 은퇴해 지금은 딸 하나를 둔 주부다.

삼천포팀 매니저를 맡은 김성지(40)씨는"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많은 선후배가 대회 중에 전화로 소식을 물어 왔다. 경기가 끝나면 아픈 곳이 많아 침을 맞아야 할 정도지만 마냥 즐겁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