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기대 따로, 현실 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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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소비자들은 앞으로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목돈을 들이는 소비는 여전히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 전망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기대지수는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99.9를 기록했다. 3월보다는 5.5포인트 높아졌다.

이 지수는 2000가구를 대상으로 경기.생활형편.소비 등에 대한 전망을 조사해 산출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6개월 후 경제상황을 지금보다 더 좋게 본다는 뜻이다.

부문별 전망도 좋아졌다. 경기와 생활형편 전망지수는 19개월 만에 100을 넘었고, 소비지출 지수는 6개월째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경기를 6개월 전과 비교하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74.9로 1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그러나 통계청은 소비심리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신애 통계분석과장은 "2~3월보다는 높아졌지만 1월(98)과 비교하면 4월 지수가 크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총선 직후 이뤄져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반면 중국의 긴축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또 자동차.전자제품 등 내구재 구매지수의 경우 부문별 지수 중 가장 낮은 90.2에 머물러 20개월째 100 미만이다. 월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계층은 미래를 밝게 본 반면 100만원 미만인 계층의 기대지수는 90에도 못미쳤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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