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참수' 비디오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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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세력이 미군의 이라크 포로 가혹 행위에 대한 보복이라면서 납치한 미국인의 목을 잘라 살해하고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살해된 미국인은 사업차 이라크를 방문했던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체스터 출신 통신기술자 닉 버그(26)이며 그의 시신은 지난 10일 이라크 바그다드 연합군 사령부 인근 다리에 거꾸로 매달린 채 발견됐다.

미국 내에선 이슬람 과격파들이 이 같은 행동을 저지르는데 미군의 가혹행위만 나무랄 수 있느냐는 반발도 나오고 있어 포로 가혹 행위로 조성됐던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미 방송사들이 11일 공개한 피살 장면 비디오에 따르면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스키 마스크를 쓴 다섯명의 괴한들이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닉 버그의 처형에 앞서 "이슬람 신도들의 품위는 피와 영혼에 의하지 않고는 회복되지 않으며 미국인들은 우리들에게서 관 외에는 아무것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성명을 낭독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호된 날을 기다리라. 당신과 미군들이 이라크 땅에 발을 디딘 날을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자유의 적들은 무고한 남녀와 아이들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으며 우리는 책임있는 자들을 추적해 그들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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