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閣制전제 신한국당 연대" 김종필총재 改憲발언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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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필(金鍾泌.얼굴)자민련총재가 11일 의원내각제 개헌추진을전제한 신한국당과의 협력 용의를 표명했다.
金총재는 대구.경북지부 당원단합대회 참석차 방문한 대구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한국당이 우리와 함께 내각제를 추진하겠다면 협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金총재가 신한국당과의 내각제개헌 협력 가능성을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金총재는 『내각책임제를 하겠다면 공산주의자를 제외한 어떤 개인.정당.단체와도 협력하겠다』고 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3당통합과 같은 성격의 연대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해 특정정당과의 합당 가능성은 배제했다.
金총재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임기내 내각제를 하지 않겠다고 한만큼 그의 재임중 개헌은 거의 불가능하게 됐지만 여론조사 결과 내각제 지지가 57%에 접근하고 있다』며 『늦어도 15대 국회 기간에는 개헌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 다.
그는 또 『내각제 개헌이 여의치 않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당차원에서 대선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총재의 이날 발언은 정가에 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이와 관련,김용환(金龍煥)사무총장은 『15대 대선전에 국민회의가 내각제로 당론만 바꾸면 양당의 협력은 야합이 아니다』고 말해 일단 국민회의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쪽으로 金총재의발언을 해석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도 『내년 3월까지 국민회의가 당론을 바꾸지 않을 경우 우리당은 독자후보를 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결국 金총재의 발언은 내각제 수용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거듭하는 국민회의를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해석이 자민련쪽에서 나오고 있다.
金총재와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는 현실적으로 金대통령 임기내 개헌불가 판단을 내리고 있다.자민련의 선택폭이 좁아졌다면국민회의의 운신폭은 넓어진 셈이다.자민련은 대선공조를 전제로 내각제를 확약받아야 할 입장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내각제 개헌이 여의치 않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당 차원에서 대선에 대비할 것』이라는등의 언급은 분명 국민회의를 향한 의사전달의 뉘앙스인 셈이다.
그러나 金총재의 발언은 비단 국민회의만을 겨냥한 발언같지는 않다.이미 신한국당내에는 연말께부터 내각제를 공론화하겠다고 예고해온 일단의 세력이 있다.김윤환(金潤煥)전대표가 그 중심이다.여권의 「임기내 개헌불가」방침에 맞서 여권 내부 의 미묘한 관계를 교란시키며 동시에 국민회의를 향해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볼 수도 있다.이미 신한국당 내부에서도 그같은 분석이 제기되고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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