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창원 지방 생활정보지,부동산중개시장잠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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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남진주시신안동 김기호(金基浩.40)씨는 최근 N생활정보지에광고를 내 31평형 아파트를 7천8백만원에 팔았다.
金씨가 한달동안 생활정보지 광고를 내고 지불한 돈은 3만원.
부동산중개인을 찾았을 경우 법정 중개수수료 30만원에다 웃돈 요구까지 포함해 1백만원 가까이 들었을 것에 비교하면 꽤 큰 돈을 절약한 셈이다.金씨는 『매주 3회씩 발행되는 생활정보지에광고가 나간후 하루에도 5~6번씩 문의전화가 걸려와 쉽게 집 살 사람을 찾았다』고 말했다.
金씨처럼 부동산중개인을 찾지 않고 생활정보지를 통해 부동산을거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값비싼 부동산중개료를 아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대구에서 발행되는 생활정보지는 모두 1백28개.이들은 대부분부동산광고란이 전체 광고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으며 부동산중개사들마저 부동산 거래를 위해 광고를 내기도 한다.경남도내 생활정보지는 60여종.이들 외에도 부동산거래 광고란을 가진 각 지역신문과 특수주간지도 1백23개나 된다.
광주에서 발행되는 생활정보지 「광주사랑방」 정보관리과장 김선영(金先英.31)씨는 『하루 접수되는 광고 7백~1천건중 부동산광고가 5백~7백건』이라며 『부동산 광고가 늘면서 생활정보지업계가 큰 호황을 누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활정보지가 부동산중개시장을 잠식하면서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일거리를 잃고 있다.특히 상가지역이나 아파트 밀집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전통적인 「복덕방」을 하는 소규모 부동산중개인들의 경우는 타격이 크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경남도지부 손석호(34)사무국장은 『1억원 미만의 부동산은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거래물량의 30~40% 정도를 생활정보지에 빼앗긴 부동산중개인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생활정보지를 통한 거래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법률적.
행정적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사고의 위험성이 큰 것이다.
강윤호(姜潤豪.43.창원시)법무사는 『생활정보지를 통한 부동산거래를 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거래물건의 하자여부를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광주.창원= 김상진.구두훈.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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