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기수 '반.반 원칙' 고수-월드컵 실무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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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과 일본,국제축구연맹(FIFA)등 세 당사자는 6일 첫 실무회의를 개최,200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한 준비실무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전례가 없는 공동개최라는 점 때문에 첫발을 딛기도 전에 갖가지 산적한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공식명칭부터 대회진행방식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게다가 양국의 해묵은 민족감정까지 곁들여져 문제를 더 욱 복잡하게만들고 있다.
…우선 대회명칭조차 정하기가 쉽지 않다.공동개최가 됨에 따라어느 나라를 앞세우느냐가 골칫거리다.「월드컵 한국/일본」 또는「일본/한국」을 놓고 어느 쪽도 자국내 정서를 감안할 때 양보할 수 없다.
알파벳 순서로 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영어로 하면 일본(JAPAN)이 앞서지만 FIFA공용어인 불어로 할 경우 한국이 「COREE」로 앞서게 돼 역시 해결책이 안된다.아시아에서 처음이란 의미를 부여해 「월드컵 아시아」로 하자는 말까 지 나오는 실정이다.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반대한다.
…월드컵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결승전은 누구도 절대 양보할 수없다는 배수진을 치고있다.추첨으로 하자는 방안(주앙 아벨란제 FIFA회장),한.일간 축구시합의 승자로 하자는 방안(정몽준 회장),결승전을 양국에서 각각 치러 2차전으로 하자는 방안등이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결승전을 무리하게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이 결승전을 내주는 대신 몇가지 큰 양보를 얻어내는 방법도 검토중』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본선 참가국과 경기수도 논란거리다.일본은 현재 32개국인 참가국 수를 40개국으로 늘리자는 입장이다.일본은 「32개국 참가의 경우 80경기,40개국 참가때 96경기」안을 FIFA에제출해놓고 있다.
한국도 당초 16개 도시를 내세웠으나 신축적이다.일본측에서 『개최도시 수를 20개로 하고 일본이 15개 시를 유치해야할 것』이라는 주장이 흘러나온 것과 관련,정몽준회장은 『일본의 주장에는 원칙적으로 반대』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본이 다른 것을 양보한다면 타협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5~6개 도시로 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 그러나 개최도시 수는 양보해도 경기 수는 「반 반」이라는 원칙은 고수한다는 생각이다.
취리히=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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