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6.'경제'아닌 '경영'전공 포스코경영硏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는 연구인력.자본금등 양적.질적 측면에서 민간경제연구소들에뒤지지 않는 수준을 갖추고 있다.그러나 아직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진 않다.연구소가 생긴지 2년여밖에 안되기도 했지만 하는 일이 주로 리서치(경제 연구)보다 컨설팅(경영지도)이기 때문이다.「경제」가 아닌 「경영」전공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연구소이기도 하다.
포항제철의 자회사인 이 연구소는 94년6월 민간경제연구소들의자본금이 30억~50억원 수준에 머물렀을 당시 2백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출범과 함께 박사 20명을 공채로 한꺼번에 뽑아 국내 연구기관에 고급인력 채용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는 유한수(柳翰樹)소장을 비롯한 박사 28명,석사 86명등 1백28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다.柳소장은 건축학(학사.서울대),경영학(석사.미 컬럼비아대),경제학(박사.미 퍼듀대)등 3개 전공을 거쳤다.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근무도 했다. 포철에서 20여년간 조사.인재개발업무등을 두루 거친 김주휘(金宙輝)상무가 경영교육본부를,육사출신으로 포철의 싱가포르.빈.브뤼셀사무소장을 거친 김요웅(金堯雄)이사가 철강경제본부를 맡고 있다.또 미국 시카고대 출신의 박영호(朴永浩)이 사와 이재선(李載善)이사보가 정책개발실과 컨설팅본부를 각각 맡고 있다.
POSRI는 다른 민간연구소와 달리 「연간 예산」이 아닌 「연매출」개념으로 운영된다.모기업인 포철로부터 지원받는 돈은 전혀 없다.경영컨설팅.교육연수.연구용역등을 통해 번 돈으로 운영된다.주로 포철과 포철 계열사들에 컨설팅하는 것만 으로도 연간1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요즘 기업마다 벌이고 있는 경쟁력강화운동을 포철은 올해초부터「경제성마인드 향상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이 운동은 김만제(金滿堤)회장의 지시로 이 연구소가 밑그림을 그린 작품이었다. 포철이 지난해 8천여억원의 순익을 내는등 호황을 구가했지만 올해부터는 환율.철강시황변동등으로 어려움이 올 것으로 예상되자 「호황때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과감한 경비감축및 군살빼기에 나서도록 권유했던 것.
이 연구소의 또다른 중요기능중 하나가 교육이다.
포철의 과.차장급 중간간부를 1년간 교육시키는 「녹색경영과정」의 경우 엄격한 학사관리로 이 과정 졸업생들은 『연구소가 아닌 사관학교』로 부른다고 한다.
이 연구소도 그러나 최근에는 「싱크탱크」로서의 기능을 강화키로 하고 정책개발실을 신설해 철강경제.컨설팅.교육본부등 3개 본부와 1실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공기업의 자회사인 만큼 사회공익에 도움이 되는 연구들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柳소장은 『사람이 자산』임을 강조,지난해부터 모든 연구원에게 논문 2편씩을 의무적으로 내도록 했다.이미1백70편이 나왔는데 우수작은 출판도 해줄 계획 .
연구소의 세계화도 적극 추진중이다.일본.미국.캐나다의 대학.
연구소들과 활발한 공동연구에 나서는등 이미 20~30회의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도쿄(東京).뉴욕등 4곳의 해외사무소도 다른 경제연구소에는 없는 조직이다.최근에는 황경로(黃慶老)전포철회장이 이 연구소 회장으로 영입돼 힘과 무게가 더해졌다.
민병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