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2m 벽' 러시아도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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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가 강호 러시아를 잡고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11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벌어진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배구 예선 3차전에서 국제배구연맹(FIVB) 5위 러시아(한국 8위)에 3-2(15-25,25-20,23-25,25-22,15-13)로 역전승했다. 개막 후 3연승을 달린 한국은 남은 네 경기에서 2승만 거둬도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게 됐다.

1세트에서 한국은 러시아의 강서브를 받아내지 못해 힘겹게 출발했다. 힘은 물론 두세뼘은 높은 러시아를 상대로 한 세트를 빼앗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리시브 난조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1세트를 무려 10점 차(15-25)로 내줬다.

시소게임이 펼쳐진 2세트 초반. 한국은 5-5에서 역전의 전기를 마련했다. 구민정(현대건설.19득점)이 엘리자베타 티츠첸코의 이동공격 두개를 가로막았다. 러시아는 이동공격을 접고, 나탈리 사프로노바의 오픈공격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은 실수로 이어졌다. 10-5. 한국은 구민정의 페인트와 최광희(KT&G.24득점)의 터치아웃 공격으로 차분하게 점수를 쌓았다.

2세트를 25-20으로 따낸 한국은 기세를 몰아 3세트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23-24에서 김사니(도로공사)의 토스가 아웃돼 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4세트 들어 전.후위를 가리지 않은 러시아 최장신 예카테리나 가모바(32득점.2m4㎝)의 공격에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한번 구민정.최광희의 활약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 들어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차분하게 경기를 펼쳤다. 예상 밖의 일격을 당한 러시아는 서브 미스 3개를 쏟아냈고, 특히 10-12로 뒤진 상태에서 티츠첸코의 홀딩 파울까지 나왔다. 한국은 14-13에서 장소연(현대건설.7득점)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이동공격으로 1시간45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12일 오전 11시 이탈리아와 4차전을 치른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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