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과 단독 회담 추진…核 동결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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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 원칙'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실무회담에선 북한 의중을 떠볼 준비도 하고 있다. '시간을 끌면 북한에 유리하다'는 우려와 '접점을 찾자'는 한국과 중국의 설득이 작용한 것이다.

구체적으론 북한이 '핵개발 일정기간 동결-폐기'를 위한 수순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한 외교 관계자는 "미국 언론은 동결기간을 6~18개월로 보도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회의에선 북측에 가능성을 타진하는 식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회담 중에 북한과 양자대화를 여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접점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은 실무회담에서 이견을 좁혀 다음 본회담에서 구체적 논의로 이끈다는 입장이다. 회담 주재국으로서 판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협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협의 공간을 최대한 넓힌다는 그간의 원칙과 동일하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선 북한.미국이 2차 6자회담에서 제시했던 '원칙적 입장'을 넘는 '구체적 구상'을 제시하도록 양측에 요구한다는 것이다. 해법을 제시하면 이를 논의하면서 이견을 좁히자는 것이다.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실무그룹에서 세부 사안을 잘 논의해 6자회담의 토대를 장기적으로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동결 대상으로 삼고 있는 시설과 동결 수순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1일 보도했다. 그러나 전망에 대해선 "별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예상했다. 다만 일본 정부 일각에는 최근 북한이 납치 문제 해결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핵 문제에서도 유연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워싱턴.베이징.도쿄=강찬호.유광종.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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