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弗시대 흔들-1人 GNP상승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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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인당 국민소득(GNP) 1만달러 시대가 흔들리고 있다.아직1만달러 아래로 뒷걸음질치는 것은 아니나 증가세가 뚝 떨어지게생겼다.경제성장률이 둔화된데다 예상밖으로 환율상승(원화가치절하)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1만1천4백90달러로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던 올해 1인당 GNP가 잘해야 1만6백5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선 지난해(1만76달러)보다 1년사이 6백달러도 채 못되는 정도의 증가에 머무를 전망이다.
이같은 1인당 GNP 증가세 둔화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6.8% 수준(한국개발연구원 전망)으로 정부의 당초 전망치(7~7.
5%)보다 낮아지는데다 하반기들어 원화환율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원화환율은 지난해말 달러당 7백74원70전 에서 최근 8백3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정부는 지난해말▶성장률 7~7.5%▶소비자물가 상승률 4.5%▶원화의 달러환율 7백50원으로 예상했었다.지난 9월말 내년도 정부예산안 확정 무렵에는 성장률하락과 환율 상승분등을 감안해 1만9백 66달러로 수정했다.그런데 결국 지난해말 전망치보다 8백40달러 정도,9월말 수정 전망치보다는 3백달러 이상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그만큼 정부의환율 전망이 정반대 방향으로 크게 빗나간 것이다.
물론 원화로 따진 경상GNP는 올해 약3백87조6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3% 정도(성장률 6.8%+소비자물가 상승률 4.5%) 불어날 전망이다.이것을 올해인구로 나눈 원화표시 1인당 GNP는 8백56만7천원꼴로,지난해(7백76 만9천원)대비 10.3%(79만8천원)의 증가율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달러(연평균 환율 8백5원 추정)로 환산하면 1만6백42달러에 머물러 증가율이 5.6%로 낮아지게 된다.따라서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르면 달러표시 1인당 GNP는 더 낮아지게 돼 있다.
한때는 정치적 이유로 정부당국이 1인당 GNP를 높이기 위해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을 일부러 올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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