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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유럽.日 무대활동 차우희 개인전-진화랑서 9일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독일에 머무르면서 유럽과 일본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여류화가 차우희 작품전이 서울 진화랑에서 9일까지 열린다.
94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귀국전에 이어 2년만에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차씨는 독일의 역사를 테마로 한 『숲의 신화』와『극성』연작,작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오디세이의배』연작등 89년부터 지금까지의 작품 70여점 을 통해 작품세계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여류화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작품은 거칠다못해 폭력적이기까지 한 이미지가 특징이다.강한 흑백의 대비를 이루는 거대한 화면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89년 작품 『숲의 신화』는 유대인 학살이라는 독일의 암울한 역사를 황량한 숲의 이미지에 빗댄 12점이 한 세트를 이루는 작품이고,같은 해에 만들어진 『극성』시리즈는 게르만의 민족 대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따온 작품이다.두 작품 모두 베를린 장벽의 붕괴라는 충격이 빚어낸 셈이다. 이번 전시의 초점은 역시 『오디세이의 배』연작에 맞춰져 있다.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과 유럽의 강국 독일을 떠돌면서 살아가는 작가 자신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방황을 소재로 한 작품이시작된 것이다.
차씨는 『현대인이 잃어버린 고향을 찾는 여정을 오디세이의 방황에 비유해 그려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번 전시에서는 캔버스 전체에 숯가루에 아교와 먹물을 섞은재료로 검게 칠하거나 반대로 흰 바탕에 검은색을 두툼하게 바른작품들을 주로 선보였다.이번에도 역시 검정과 흰색만을 사용했지만 형태는 좀더 단순화되면서 현대인의 고독이라 는 상징적 의미가 더욱 강하게 표현돼 있다.02-738-7570.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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