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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 농수산물시장 이전 대신 재건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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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내에서 가장 큰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내년부터 재건축에 들어간다. 그동안 이전(지역 주민 요구)이냐, 재건축(시장 상인 요구)이냐를 놓고 이해 당사자들의 이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으로 방침을 결정한 것이다. 시장을 옮기려면 이전 부지가 관건인데, 마땅한 부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1985년 개장한 가락시장은 적정 처리 용량이 하루 4680t이지만 현재 하루 7700t 정도가 거래돼 이전이나 재건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성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은 최근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가락시장의 이전 가능성을 중앙정부와 협의했으나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기본계획을 새로 수립해 재건축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는 “내년 서울시 예산에 설계 및 기본계획 수립 금액을 반영해 지역 주민이 환영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시설로 건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원 같은 도매시장 구상=서울시는 시장 부지(54만3451㎡)의 절반 이상을 공원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테마공원 같은 도매시장’이 재건축의 기본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전통적인) 도매시장이 아니라 수영장도 있는 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이 놀러 가는 장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처럼 건물의 형태를 비스듬하게 만들어 지상에서 건물 옥상까지 걸어 다니는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산책로·소나무 쉼터·만남의 광장·옥상 휴게 공간 등을 꾸미고, 시장 관리시설이나 차량 동선은 지하로 넣을 방침이다. 시장 한쪽 편에는 대형 건물을 세워 소매상들을 집중시킨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재건축 완공 시기는 일단 2020년으로 잡았지만 사업 진전에 따라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계적으로 공사를 해 나가며 시장 거래를 유지하기로 했다.

◆가락시장 이전 논의는 무산=서울시는 당초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어 가락시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국토해양부와 논의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도시의 확산을 막기 위한 그린벨트에 도매시장을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가락시장은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반면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이전을 요구하고 있어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시의회 가락시장특위의 강감창 부위원장은 “국토부와 한두 달 협의해 보고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 매장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거래를 유지하며 재건축 공사를 진행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여름철 악취 등 주민 불편과 교통 혼잡을 해결할 대책도 없다”고 주장했다.

◆예산 확보도 관건=가락시장 재건축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2005년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가락시장 재건축에는 504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물가 상승분과 공원화 구상에 따른 추가 경비를 반영하면 사업비는 크게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돈을 누가 대느냐다. 서울시는 국비 30%, 지방비 30%,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융자 40%로 충당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은 확실치 않다. 서울시는 일단 설계 및 기본 계획 수립은 서울시 예산으로 추진하고,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가락시장 지원금이 반영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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