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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도마 오른 대구·경북 살림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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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일 대구시청 10층 국정감사장.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감사에선 대구시의 살림살이가 도마에 올랐다.

첫 질의에 나선 이은재(비례대표) 한나라당 의원은 대구 경제의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 의원=지역내총생산(GRDP)이 16개 시·도 가운데 꼴찌다. 대구에는 100대 기업이 하나도 없다. ‘고개 숙인 대구경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책임을 통감하느냐.

▶김범일 대구시장=섬유와 건설업이 무너진 게 원인이다.

▶이 의원=대구경제를 살릴 해법이 무엇인가.

▶김 시장=기업을 유치하거나 지역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려 해도 땅이 없다. 그래서….

▶이 의원=1975년 뉴욕시가 파산 직전이었다. 80년대 영국 지방자치단체도 그랬다. 대구의 부채가 3조원에 가깝다.

▶김 시장=부채가 증가하다가 2∼3년 전부터 조금씩 갚으면서 줄어들고 있다.

▶이 의원=영국 공무원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눈물나는 노력을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왜 안동에 왔나. 삼성전자를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공무원은 각성하라.

▶김 시장=의원님 말씀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안경률(부산 해운대·기장을) 한나라당 의원은 대구시의 부채를 언급했다.

안 의원은 2조7000억원에 이르는 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특히 비중이 가장 큰 대구지하철 빚을 줄일 방안을 따졌다. 그는 2000년 이후 지하철 채무의 이자로 매년 600억∼800억원을 지출해 8년간 이자 합계가 6079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빚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왜 대구시의 부채가 이렇게 많고 상환 계획은 어떤 게 있느냐”고 따졌다.

안 의원은 이어 대구 경제를 살릴 방안으로 저이산화탄소(CO2) 녹색성장 전략을 들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김희철(서울 관악을) 민주당 의원은 대구시민 1인당 채무액이 71만4366원으로 부산의 62만9223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김유정(비례대표) 민주당 의원 등은 외자 유치 현황 등 경제 살리기 실적의 문제점을 추궁했다.

한편 이날 오전 시청 앞에서는 장애인·복지 관련 단체 회원들이 몰려 장애인 복지대책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홍권삼 기자



경북도 농촌지역 상수도 줄줄 샌다

평균 누수율 25.7% … 의성군 50%·고령군 48%

 국회 국토해양위(위원장 이병석)는 20일 경북도청에서 경북도를 감사했다.

이날 의원들은 줄어들던 경북지역 농가 수가 쌀 직불금이 도입된 2005년 급증한 것과 누수가 많은 상수도 문제 등을 놓고 질의를 벌였다.

◆경북 농가 2005년 급증=해마다 줄어들던 경북지역 농가가 쌀 직불금이 도입된 2005년 갑자기 3000여 호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가 강창일(제주시갑)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 경북지역은 전년보다 3423농가(1.6%)가 증가했다. 2000년 23만6222호였던 경북의 농가는 해마다 줄어 2004년에는 21만2705호가 됐으나 2005년엔 21만6128호로 늘어났다.

한편 경북의 재산공개신고 대상 공직자 80명 중 46명이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194필지의 논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 참조>

강 의원은 “그동안 농가 수가 감소 추세였다는 걸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 쌀 직불금과 관련돼 증가했을 것”이라며 “쌀 직불금을 수령한 공직자와 관련해 긴급 감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의성군 상수도 절반이 누수=경북도의 상수도가 줄줄 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가 이재선(대전 서을) 자유선진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경북지역의 상수도 평균 누수율은 25.7%로 조사됐고, 일부 지역은 50%에 달했다.

특히 누수율은 도시지역보다 농촌으로 갈수록 높아져 의성군의 경우 보급 상수도의 절반인 50%의 수도관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조사됐고 고령군은 4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문경시 44.4%, 영주시 40.8%, 영덕군 33.6% 등으로 평균 상수도 누수율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의 평균 상수도 보급률은 68.2%로 나타났다. 상수도 보급률이 평균을 밑도는 지역은 봉화군(39.4%), 성주군(30.5%), 의성군 (43.8%), 청도군(45.9%), 군위군(48.6%) 등 5곳이었다.

이 의원은 “경북도와 각 자치단체가 비용을 이유로 시설 정비 등을 꺼리고 있는데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노후관 교체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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