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보이, 송강호와 류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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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자, 사진제공 국순당 | 제83호 | 20081011 입력


최근 TV CF 중 눈여겨본 것이 하나 있다. 국순당의 백세주와 백세주담을 홍보하는 광고인데, 등장인물은 송강호와 류승범이다. 술집 사진 액자 속에 각각 들어 있는 두 사람은 서로 자기 술이 좋다고 우기다(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그림 속 인물들처럼) 손님이 들어오자 일단 말을 멈추지만 결국 손님에게 승부를 물어본다는 내용이다.

원래도 입심 좋은 배우들이라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는데, 내 눈에는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두 사람의 옷차림이다. 송강호의 검정 슈트에 흰색 보타이(나비넥타이) 차림, 류승범의 2대8 가르마 헤어와 조끼 차림. 두 사람 모두, 경성시대 멋쟁이 ‘모던 보이’ 같다.

남자의 옷차림은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남자들도 가끔은 색다른 ‘멋’을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작은 소품들을 이용하자. 예복에나 어울릴 것 같은 보타이를 매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단정한 보타이 차림의 남자, 시골 면장님처럼 촌스러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최고의 멋쟁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송강호라는 배우와 패션은 그닥 연결성이 없어 보이지만, 흰색 보타이 차림의 그는 꽤 세련돼 보인다.

평소에도 눈에 띄는 패셔니스타 류승범은 어떤 차림을 해도 어울린다. 그것이 긴 머리를 뒤로 묶고 2대 8로 가르마를 타서 기름을 잔뜩 바른 헤어스타일이라도. 물론 이 헤어스타일을 아무에게나 권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 추천하는 류승범 스타일은 검정 뿔테 안경이다. 비즈니스맨의 슈트 차림에는 언제나 샤프한 금속 테가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뿔테 안경은 사람을 부드럽고 지적으로 보이게 하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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