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방] 어린이 코 알레르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코는 두뇌의 창(窓)이고, 성장의 중심이다.

코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정서가 불안정하다. 콧물과 재채기.코막힘으로 주위가 산만하고, 침착하지 못한 행동을 자주 한다. 아이들은 진찰받는 중에도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만지고 연신 코를 씰룩거리며 코를 후빈다. 이때 부모가 야단치면 아이는 자책감으로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로 엇나간다. 반항적이거나 소심한 성격으로 변하기도 한다.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K군은 평소 낮이나 밤이나 입을 벌리고 생활한다.

항상 머리가 무겁고 답답해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콧속이 불편하면 머리까지 영향받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학습능률이 떨어지고 성격까지도 어두워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몸에서 필요한 산소의 50% 이상이 뇌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코호흡은 매우 중요하다. 코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은 코 점막이 부어 있어 공기 통로가 좁다. 비강호흡이 안 되면 구강호흡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입 호흡은 입안을 마르게 할 뿐 아니라 뇌에 풍부한 산소를 보내기에는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기억력이 떨어지고 성격 형성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원인이 된다.

코 알레르기는 성장에도 지장을 준다. 코가 막혀 있으면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 키를 크게 하는 성장호르몬은 오후 10시에서 오전 4시까지 가장 잘 분비된다. 따라서 이때 잠을 설치면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

K군은 키 130.3cm에 반에서 39명 중 세번째다. 키는 11세 평균 키 140.3cm보다 10cm 작고, 학교 성적도 중간 이하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코 알레르기가 생겨 이후 키가 멈춘 듯 자라지 않았고 학교 공부 역시 떨어졌다는 것이다.

어린이 코알레르기에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마황과 오미자.감초 등 여덟가지 약재, 즉 소청룡탕을 개인 체질에 따라 가감해 쓴다. 여기에 성장발육을 촉진하고, 면역기능을 항진하는 녹용을 첨가한다. 녹용은 기억력 재생효과와 뼈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

집에서는 아로마 오일인 유칼립투스를 티슈에 몇 방울 떨어뜨려 베개 위에 놓고 잔다. 수면 중 아로마를 흡입하면 코막힘이 없어지고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다.

김남선 영동한의원장(www.eznose.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